<다리밑에서 2 리턴> 리뷰 게임 리뷰


※ 스포일러를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



게임을 아직 못 해보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직접 체험해보세요!

http://indiside.com/votedgame/780589


※ 천무님의 소개글에 있는 이미지 무단 사용... 양해를 구합니다.

0. 시작하기에 앞서...

   꽤 오랜 시간동안 아마추어가 만든 RPG 게임을 접해왔지만, <다리밑에서 2 Return> 같은 정통파 (RPG 만들기 툴의 정수를 변질시키지 않고 최대한 활용했다는 의미에서) 게임은 정말 오랜만에 플레이해보는 것 같다.

리메이크 작품이어서 그럴까? 많이 배포된 소스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스타일의 일러스트, 캐릭터칩을 등장시키면서 절제미가 돋보였던 게임이었다. 제작을 시작한지도 오래 되었고, 원작이 된 게임 역시 언제적에 발매가 되었는지도 가물가물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오래된 영화처럼 느린 연출과 진부한 스토리로 치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한 스튜디오 C는 전작 <프림의 금지된 사랑> (역시 리메이크였던...)에서 발휘한 특유의 유연성을 보여주었다. 원작에는 없는 미니게임이나 다양한 현대적인 연출을 십분 활용하여 유저의 몰입도를 증폭시켰다.

고전 RPG의 특징 중 하나: 주인공은 감옥에서 시작한다


1. 그래픽

   개인적으로 "무슨 게임을 해볼까?"하며 고민할 때 제일 많이 보는 것이 바로 '그래픽'이다. 비쥬얼이 받쳐줘야 몰입도도 높아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스토리와 연출이 최고라고 찬사받는 고전 게임들이 현대 게이머들에게 외면당하는 이유도 바로 그래픽이 너무 뒤쳐져서가 아닌가 싶다.

전반적으로는 요러한 그래픽이 활용된다. RPG만들기에 익숙한 이들이 보기에는 향수를 느낄 수도 있지만 (본인 포함), 지금 한창 창의력을 불태워야 할 연령대의 유저들은 온갖 실사같은 3D 그래픽을 직접 체험했기에 이런 그래픽은 이미 '고전게임'의 대열로 치부될 수 있다. 눈에 가시가 될만한 요소는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자랑할만한 부분도 아니다.

모자이크 처리 안되나요? ㄷㄷ

이건 19금 게임이 분명하다. 연령 타겟이 애매...


원래 있는 캐릭터 칩셋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준다던지 하는 등의 요소는 눈에 띄었다.

요런 장면도 *-_-*  파노라마가 장관이다.      

'똑.똑.똑.'노크. 세세한 디테일에 박수를 보낸다 짝짝


칭찬할 만한 요소도 많이 등장한다. 대화할 시 함께 뜨는 캐릭터의 일러스트는 표정도 다양하며 이 게임의 소금 같은 역할을 한다.주연들 뿐만 아니라 비중이 적은 엑스트라들도 어지간하면 일러스트가 나온다. 디자이너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주인공의 멋진 자태. 캐릭터칩 사이즈가 좀 더 컸더라면...

몰라서 물어? 인생의 진리지.

 
엑스트라1 천무 님. 너무 미화시킨거 아닙...
  
엑스트라2 사신지 님.


 리메이크 작품이기 때문에 최대한 원작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의도는 그렇다 쳐도, 소스간의 부조화는 필히 제작진 장인정신이 힘에 부쳤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으음... 파이널 판타지 1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을...

분명 캐릭터 칩셋은 슬라임이었는데 웬 스크림과 포켓몬의
고우스트를 합쳐놓은 듯한 몬스터가 눈앞에;;

거.. 거대하다! 게다가 왜 유저랑 싸우려고 드니?

캐릭터들이 각각 다른 게임에서 온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 전반적인 연출



 
이런 식의 로고는 눈이 즐겁고 기대를 갖게 만든다.
게임을 해보기도 전에 "오오, 대작이군!"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겉포장만 그럴싸하게 한 건 아니겠지?       

   <다리밑에서 2> 에는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연출적 기법들이 가미되어 그래픽의 2% 부족함을 채우는 요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영화나 다른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테크닉이 보이는가 하면, '와...' 탄성이 절로 나오는 새로운 연출도 볼 수 있었다. 한 가지 불편했던 점이 있다면, 대화창에서 말이 나오는 속도가 정해져 있어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이외에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숨겨왔던 나의~♪"... 세세한 몸동작 하나 하나,
벽난로에서 나오는 불의 표현 등 순조로운 첫 씬.

오프닝 도중 도중에 페이드 인/아웃. 영화를 방불케 한다.


각 장의 시작과 끝은 이러한 인상깊은 타이포그래피와 함께...

눈물샘을 자극하는 독백은 흑백으로 처리된다.


 게임 진행중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개그 연출도 눈에 띈다. 물론 웃어넘길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너무 개그욕심이 과해서 들어간 불필요한 장면들이 가끔 보였고, 전반적으로 심각한 게임의 분위기에 취한 유저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 있는 요소이기에 좀 더 신중을 가했어야 하는 부분이었다. 

특별출연: 이창명

우정출연. 도한스경

모든 의문이 풀렸습니다

훗날 세계시장을 주름잡을 유비쿼터스 상인

 
2-a. 주옥같은 엔딩 연출

 
플롯이 마지막을 향해 치닫으면서 뭔가 터무니없이 조급하게 끝낸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는데 엔딩을 보고나니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이러한 완성도 있는 연출을 보기 위해서라면 두번, 세번이라도 다시 플레이할 수 있다.


엔딩씬

엔딩 크레딧. 제작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엿볼 수 있다.

제작진 한분 한분을 소개해주는 배려!

힝 속았지~ 세상은 무대고 모든 사람은 배우다.

또다시 등장한 경마. 천무님한테 999원 걸었다가 날림...ㅠ

일렬로 선 등장인물들. 수고하셨습니다~

다시 한 번 존재를 각인시키는 STUDIO C


 정말 '헉, 이런 발상을?!' 이란 생각을 절로 떠올리게 하는 깜짝놀랄 연출도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쌍코피 푸슉~ 도대체 뭘 본걸까?


  
    
탄거


   
이봐~ 사나이의 슬픔을 제대로 표현할 절제된 눈물
한 방울만 흘릴 수 없나? 질질 짜기는.. 쯧쯧

   
   
워워.. 감독님 진정하세요 ㅋㅋ

깨알같은 NG씬들이었다. 영화나 연말 시상식에서나 나오는 줄 알았던 NG씬을 게임에서 보게되다니... 영광이었다.


3. 스토리의 몰입도

   처음에 그래픽을 소개할 때와는 반대로, 그래픽이 아무리 좋다한들 게임성이 부족하면 처음에 그래픽을 보고 기대를 하며 시작했던 유저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도중에 하드에서 지워버리고 말 것이다. 제작자 입장에선 유저가 게임을 하는 도중에 자신의 게임이 휴지통으로 내던져진다면 얼마나 가슴 아플까?

이 게임에서도 '어우 지루해... 그만 할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 아쉬운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스크린샷과 함께 살펴보겠다.


돌 나르기 노가다... 월드맵도 가뜩이나 커서 골치아픈데 한 번 더 갔다오란다.
돌을 나열하는 도중에 몹이 자꾸 따라다니면 짜증 이빠이...
플롯 진행 속도를 저하시키는 요소였다.

이전 캐릭터가 벗어놓은 옷이 생전 보지도 못한 사람에게 텔레포트된다.
심지어 돈/소지품도 공유한다. 이럴 바엔 전투를 최대한 경미하게 만들고
스토리 위주로 가는게 낫다.

   
행 중엔 예/아니오 선택지가 자주 등장하는데,
상식밖의 선택을 했다간 GAME OVER로 직결되는 수가 있다.

주인공은 감옥에서 피아노를 배웠나보다.

 이렇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었지만, 손에 땀이 지게 만드는, 긴장 백배 연출이 훨씬 더 두드러졌다. 그 당시에는 너무 게임에 빠져들어서인지 스크린샷을 많이 찍지 못해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수년만에 재회하는 둘. 첫사랑이 버림받는 광경을 본 후 마음의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아무때나 저장이 가능하다. 길을 잘못 왔다 싶으면 바로 게임로드!

니가 세리스 롯셀이면 난 엘비스 프레슬리다.

BGM과 함께 긴장 고조... 강자들의 만남. 영화 <타짜>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게임을 막힘없이 풀어나가는 데 유용한 '힌트의 서'. 그렇다고 너무 의존하면 재미가 반감된다.


게임을 하면서 제일 맘에 들었던 배우. (사실 두번째 후..후후?)


4. 마치며...

   필자는 창조도시(http://www.acoc.co.kr)라는 아마추어 게임 제작 사이트에서 지난 십여년 간 활동하며 (대부분을 유령회원으로 보냈지만...) 수많은 아마추어 게임들을 접해왔다. 오히려 쉽게 접할 수 있는 상용화된 게임들보다도 이러한 아마추어 게임들을 즐기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 같다. 왜냐하면 나도 초등학생 시절 멋모르고 나만의 게임을 만들겠다며 이것저것 만져보고, 테스트 플레이 해보고, 갈 수 있을 데까지 물심양면으로 부딪쳐봤던 사람으로서 아마추어들의 노력, 열정, 고충, 창의성 등을 높이 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마추어 게임들 중에서도 특히나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한 완성도가 높은 게임들이 있기 마련인데, 현재까지도 아마추어 제작자들이 롤모델로 삼고 올드비 유저들이 추억으로 회자하는 <아르시아>, <드림 오브 프리덤>, <러브>, <데이드의 모험>, <달의 이야기> 시리즈, <판타지 로케이션> 시리즈, 그리고 최근 우수게임으로 지정된 <서프라이시아> 등이 그것들이다. 이번에 엔딩을 본 <다리밑에서 2 Return> 은 위에 거론된 '우수 게임'들 사이에 껴도 어색함이 없을 완성도를 지녔다고 본다. 물론 번번이 등장하는 오타, 그래픽 간의 불일치, 마지막으로 갈수록 서두른 듯한 연출 등이 보완된다면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조력자 역할만 해왔기에 완성해본 게임이 없어서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다. 이번엔 그저 천무님의 오랜 팬으로서 감히 개인적인 의견을 주절거려본 수준으로 봐줬으면 한다. 그러고 보니 지난 10년동안 RPG만들기로 제작한 게임들을 해왔지만 정작 리뷰를 써본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예전의 불같았던 아마추어의 열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나보다. 점점 여유를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렇게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해 보니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종종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Fin. (꼭 해보고 싶었다..;;;)




p.s. 스튜디오 C 화이팅!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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